[오형수의 잘 팔리는 세일즈] 토마스쿡과 플래시팩 / 2019.05.20

여행신문에서 읽기

최근 영국의 두 여행사 토마스쿡(Tho mas Cook)과 플래시팩(Flash Pack)이 각기 다른 이유로 주목받고 있다. 200년 역사의 세계 최초 여행사이자 전 세계 16개국에 2만2,000명의 직원을 자랑하는 대형 여행사 토마스쿡은 최근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렸다. 회사 전체 또는 사업 일부를 매각하라는 제안을 받고 항공사업부 매각과 21개 매장 폐쇄, 300명 이상의 감원 계획을 밝혔다. 자칫 200년 역사의 세계 최초 여행사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토마스쿡과는 다른 이유로 주목받는 또 하나의 여행사 플래시팩은 라다 비아사와 리 톰슨이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에서 만나 공통의 관심사인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2014년에 창업한 스타트업 여행사다. 플래시팩은 30~40대 싱글 여행자를 대상으로 혼자 즐기기 위험하거나 쉽게 배우기 힘든 활동을 찾아 단체여행의 편리함을 유지하면서 개별여행의 자유로움과 여행객 본인의 선택권도 보장하는 상품을 판매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여행사다. 한마디로 ‘나 홀로 여행객을 위한 패키지 여행사’를 만든 것이다. 두 사람이 이런 여행사를 직접 창업한 이유는 혼자 여행하는 여행객들이 겪는 다양한 문제와 불편을 해결해주고 꼼꼼히 챙겨주는 여행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수요를 만드는 신상품 덕분에 플래시팩은 창업 4년째인 2017년 매출 1,300만 달러를 달성했고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상시 직원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플래시팩이 ‘나 홀로 여행객을 위한 패키지 여행사’를 창업해 수요를 만드는 신상품을 개발하는 동안 토마스쿡은 2007년 마이 트래블 그룹과 합병하고 토마스쿡 그룹으로 새롭게 출범 한 후 항공사, 여행사 대리점 및 관광과 관련된 금융서비스(보험, 환전 및 여행자 선불카드) 등 여행업과 시너지를 이룰 수 있는 다양한 관련 사업으로 확장했다. 수요를 만드는 신상품과 서비스 개발 대신 기업의 규모를 키우는 것에 집중했다. 국내 대형 여행사도 토마스쿡처럼 호텔업, 면세점, 엔터테인트먼트, 금융, 보험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토마스쿡과 같이 여행기업들이 여행업을 기반 삼아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확장, 기업의 규모를 성장시키는 전략이 한때는 당연하고 올바른 전략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옳은 전략이라고 할 수 없다. 비슷한 전략으로 기업 규모 확장을 추진했던 국내 대형 여행사들 역시 주력인 여행업이 아닌 호텔, 면세점 등 확장한 사업에서 대규모 적자로 고통 받고 있다. 성장하는 기업에게 규모 확대와 사업 확장은 필연이다. 하지만 여행기업이니 여행업을 기반으로 관련 서비스나 상품으로 외연을 확대하는 것이 위험한 시대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토마스쿡과 달리 기업 규모 확대와 사업 다각화에 대한 압박이 없는 플래시팩은 기획력과 알선력을 바탕으로 ‘수요를 만드는 신상품’ 개발에 집중 할 수 있었다. 플래시팩의 대표 상품인 스페인 베스파(오토바이) 여행, 핀란드 눈썰매 여행, 남아공 물개와 수영하기 상품, 일본 감각 여행 등은 모두 기존 여행사 상품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신상품이다. 명확하게 대상을 선정해 그들이 원하는 것과 두려워하는 것을 정확하게 파악, 문제를 해결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함으로써 새로운 수요를 만드는 차별화된 신상품을 내놓은 것이다. 새로운 수요를 만드는 플래시팩의 성장은 당연하다. 향후 플래시팩 역시 성장과 함께 기업 규모 확대와 사업 다각화에 대한 요구를 받게 될 것이다. 이때 플래시팩이 새로운 수요를 만드는 차별화된 신상품 개발을 중단하고 무리한 사업 규모 확대와 확장을 시도한다면 그들 역시 토마스쿡의 길을 따라가게 될 것이다. 지금처럼 플래시팩이 강력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면 제2의 토마스쿡이 아니라 유일한 플래시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여행업계도 토마스쿡과 플래시팩 두 회사의 엇갈림에서 깨닫고 배울 기회가 되길 바란다. 여행업의 생존을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계속해서 신상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신상품은 매출이 아니라 수요를 만드는 상품이다. 세계 최초의 여행사와 스타트업 여행사의 운명을 가른 것은 ‘수요를 만드는 신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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