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형수의 잘 팔리는 세일즈] 인건비는 전략비용, 절감 대상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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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감소, 적자전환, 무급휴가, 주4일 근무, 희망퇴직, 구조조정, 생존위기… 여행업이나 여행사로 뉴스 기사를 검색하면 포털사이트에 나오는 주요 키워드다. ‘여행객의 여행자’화로 시작된 여행업의 위기가 일본불매 운동으로 방아쇠가 당겨진 후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다. 모두들 이번 여행업 불황은 깊고 장기화 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여행업계가 느끼는 체감불황 또는 불황지수는 IMF 외환위기 때를 제외하면 과거 어떤 시기보다 크다. 당장 내일의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니, ‘2020년 사업계획’과 ‘중장기 전략’ 같은 단어는 다소 사치스럽게도 느껴진다. 게다가 여행업은 대표적인 소비 업종이라 공공자원의 지원과 혜택을 받기 어려워 각자도생의 높은 파고를 스스로 헤쳐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여행 인원 감소로 매출이 감소하고, 출혈 경쟁으로 인해 적자가 발생하는 상황 속에서 여행업계가 선택할 수 있는 일반적인 선택지는 비용을 줄이고 투자 계획을 축소하는 것이다. 하지만 오래되고 선택하기 쉬운 해법으로는 최악의 여행업 위기를 제대로 극복할 수 없다. 전례 없는 새로운 위기에는 새로운 해법을 찾는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다. 제조업과 시설기반 기업이라면 비용 절감을 위해 광고비, 인건비를 순서대로 절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손쉽고,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어 비용 절감은 위기 상황에서 기업이 최우선으로 선택할 수 있는 해법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여행업 특성상 최후의 수단이 아닌 손쉬운 선택으로서의 인건비 절감은 일시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뿌리를 상하게 하는 최악의 선택이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비용(예산)은 사업 확장을 위한 전략비용, 생산성 향상을 위한 생산성향상비용, 그리고 기업의 유지를 위한 유지비용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비용절감의 대상은 인건비를 포함하고 있는 유지비용이다. 위기에 봉착한 여행업계가 인건비를 줄이는 데 집중하는 이유다. 하지만 여행업에서 인건비는 유지비용이 아니라 사업 확장과 미래를 위한 전략비용이다. 여행업계의 유지비용은 임대료, 광고비 등 판매관리비 중 인건비를 제외한 영역으로, 효과적이고 전략적인 유지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분야별 경쟁우위 유지가 중요하다. 가격에서 경쟁우위를 가지고 있다면 여행상품의 품질을 유지하며 판매가를 낮추는 데 집중하고, 고객서비스에서 경쟁우위를 가지고 있다면 고객서비스 개선에 역량을 집중해야한다. 인건비 절감이라는 손쉬운 선택은 결국 업무 프로세스 혁신 없는 구조조정으로 구성원들의 사기 저하와 생산성 하락을 야기하고, 사업 확대의 기회와 기업의 미래를 없애는 최악의 선택이 될 가능성이 높기에 최후의 선택이어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

모 경제일간지 사설에서 ‘기업이 인건비 같은 소모성 비용 대신 신제품과 혁신 기술 개발에 재원을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업 투자가 살아나야 우리 경제도 활력을 찾을 수 있다.’는 글을 읽었다. 만약 여행업계 CEO 중 이 의견에 동의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회사는 미래가 없다. 여행업계에서 인건비는 소모성 비용이 아니라 사업을 확장하고 미래를 담보하는 전략비용이며, 직원은 신제품 개발과 혁신 기술 개발의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몇 년 전 하나투어 박상환 회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여행업은 사람이 자산이다. 아니 전부다’라고 말한 바 있다. 사람 즉, 인재는 전략자산이라는 말이다.

여행업 위기에 대한 근본 해결책은 수요를 창출하는 신상품을 지속 개발해 여행객의 문제를 해결하고, 요구를 충족시켜 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직원을 유지하고, 그들의 역량을 개발해야 한다. ‘農夫餓死(농부아사)라도 枕厥種子(침궐종자)’라는 말이 있다. 농부는 굶어 죽을지언정 내년에 심을 종자는 먹지 않는다는 말이다. 굶주리는 농부가 먹지 않고 지키는 종자가 여행업계의 사람, 즉 직원이다. ‘여행업은 사람이 자산이다. 아니 전부다’라는 말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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