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행사와 개콘의 ‘대동소이’

개그콘서트가 21년 만에 종영했습니다. 한때 20%가 넘는 시청률을 자랑하던 개콘의 최종회 시청률은 최종회라는 이슈에도 불구하고 3%였습니다. 한동안 국민 예능프로그램으로 자리했었는데 침으로 조용한 퇴장이었습니다. 개콘의 화려한 등장부터 쓸쓸한 퇴장을 지켜보며 그 여행사가 오버랩되었습니다. 개콘과 달리 아직은 대한민국 1등 여행사라는 타이틀을 고수하고 있지만, 그 깃발은 내려질 것 같습니다. 아니 스스로 내릴 준비를 하는 것 같습니다.

개콘의 종영 이유에 대한 여러 가지 분석이 있지만 결국은 하나의 이유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웃긴 사람들인 KBS 개그맨이 모여서 만든 개콘이 시청자를 웃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 여행사 역시 대한민국 최고의 여행전문가들이 모여서 만든 여행 상품과 서비스가 최고가 아니기에 개콘의 길을 따라갈 것 같습니다.

개콘 종영에 대한 개그맨들 자신의의 평가는 ‘손발 다 묶어 놓아서 웃길 수 없다’였습니다. 케이블이나 종편, 유튜브 등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비교,속어,노출,비어,분장 등 웃음의 무기를 대부분 내려놓고 비무장으로 최신 무기를 장착한 케이블,종편,유튜브 등과 경쟁해야 헸했기에 승부는 뻔했습니다. 그 여행사도 비슷했습니다. 패키지여행사, B2B여행사,언제나 1등 여행사라는 수식어와 그 수식어를 신봉하는 경영진과 선배들은 후배들이 여행업의 환경과 패러다임 변화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창의,혁신,신상품,신서비스라는 무기를 빼앗았습니다.

개콘 종영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미디어는 유튜브입니다. 개콘에서 웃기지 못했던 개그맨이 유튜브에서는 잘나가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모든 연령,지역,성별,계층을 만족시키는 개그 프로그램은 존재할 수 없는 시대에 개콘은 마지막까지 그것을 추구했습니다. 반면 유튜브는 개인이 취향에 맞는 채널을 선택해 원하는 시간에 볼 수 있기에 컨셉과 콘텐츠에 따라 개콘에서 부진했던 개그맨도 충분히 골드버튼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 여행사의 상품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연령,지역,성별,계층을 만족시키는 여행 상품은 존재할 수 없는 시대임에도 여전히 그런 상품을 만들고 팔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유튜브같이 창의적이고 개성 강한 여행사는 많지만 그들 중 유튜브 만큼 강력한 파괴력을 가진 여행사가 다행히(?) 아직은 없기 때문에 1등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개콘과 그 여행사의 차이도 하나 있습니다. 개콘의 개그맨들과 제작진은 ‘개콘이 재미가 없어졌다는 이야기, 겸허하게 수용합니다’라고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 여행사의 경영진이 ‘우리 회사 상품의 경쟁력이 없다는 이야기, 겸허하게 수용합니다’라고 인정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잘못을 인정하고 변화의 이유를 받아들이는 것에서 혁신이 시작됩니다. 아쉽게도 충분히 늦었는데 여전히 인정은 없습니다.

개콘과 그 여행사의 차이가 하나 더 있으면 좋겠습니다. 개콘은 21년 만에 종영했지만, 그 여행사는 누구에게든 어디서든 어떻게든 깨닫고 배워서 개콘처럼 아쉽고 쓸쓸한 퇴장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개콘은 개콘일 뿐 따라가지 말자!

Author: hivinc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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