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관광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서울로 돌아오는 KTX에서 조만간 발표될 제17회 관광벤처사업 모집 공고와 관련하여 2가지 작은 바람이 있어 제안의 글을 작성했습니다.
현재의 모집 유형은 관광체험서비스, 실감형 콘텐츠, 관광인프라, 관광딥테크 등 4개 분야로, 지나치게 기술과 플랫폼 중심입니다. 이는 지방 소멸 위기와 지역관광 활성화라는 국가적 과제를 담아내기에 역부족입니다.컨설팅 현장에서 로컬 크리에이터, 지역 커뮤니티 기반 체험관광, 전통시장 연계 미식관광 등 매력적인 지역 특화 사업 대표들을 자주 만납니다. 그분들에게 관광벤처 공모 지원을 말리지 않지만 권하지도 않습니다. 선발이 어려울 것을 사업체 대표와 저 모두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행 모집유형 어디에도 이러한 사업이 명확히 포함되지 않으며, 특히 관광객 대상 여행사나 여행 서비스는 예시에서 찾아볼 수 없습니다.
“전통적인 여행사는 벤처가 아니다”라는 주장도 있지만, 관광벤처 공모 사업 목적 어디에도 ‘벤처’여야 한다는 내용은 없습니다. 사업 목적은 “창의적인 관광사업 아이템을 보유한 기업의 성장과 도약 지원”입니다. 핵심은 ‘벤처’라는 형식이 아니라 ‘창의적 아이템’입니다.더욱 안타까운 것은 관광벤처 사업이 여행·관광분야 창업자에게 가장 중요한, 그나마 몇 안 되는 공모사업이라는 점입니다. 한국관광공사의 공모사업마저 여행사와 여행서비스 기업이 배제되는 구조라면, 관광산업의 핵심 주체가 홀대받는 역설이 발생합니다. 관광객과 직접 만나고 경험을 설계하는 현장의 여행 전문가들이야말로 관광산업의 핵심입니다.
‘지역관광 활성화’ 유형을 독립 신설하여 지역 자원 활용도, 지역경제 기여도, 커뮤니티 연계성, 지속가능성 등을 별도 평가해야 합니다. 이는 기술 혁신과 지역 활성화가 조화를 이루는 균형 잡힌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정책적 의지의 표현입니다.

2. ‘전문 영역별 분담 심사 체계’로의 전환이 필수적입니다
현행 체계의 가장 큰 맹점은 한 심사위원이 6개 항목 전체를 평가한다는 점입니다. 여행사 관련 25년 경력의 제가 ‘조직 운영계획’이나 ‘재무 구조’를 제대로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경영 전문가들은 ‘관광 트렌드 부합성’이나 ‘소비자 니즈 변화’ 평가에 어려움을 토로합니다. 결국 비전문 영역은 ‘직관’ 또는 ‘편견’에 의존한 피상적 평가가 이루어질 위험이 큽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 영역별 분담 심사를 제안합니다. 관광·여행 전문가는 시장성과 관광산업 트렌드 부합성 및 연관성을 평가하고, 경영·창업 전문가는 사업화 역량 및 실현가능성과 팀 빌딩 및 역량을 담당하며, 투자·재무 전문가는 사업개요와 기업가 정신 및 태도를 평가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분담하면 각 항목에 대한 심사의 질이 향상되고, 심사위원들도 전문 영역에 집중하여 깊이 있는 평가를 할 수 있습니다. 예비 창업자들도 각 영역의 진정한 전문가로부터 정확한 평가와 피드백을 받을 수 있습니다.
관광벤처사업 공모는 우리 관광산업의 미래 동력을 발굴하는 핵심 사업입니다. 평가의 전문성과 공정성 확보가 진정한 혁신 기업을 가려내는 첫걸음입니다.지역관광 활성화 유형 신설, 전문 영역별 분담 심사는 꼭 필요한 변화입니다. 기술 혁신과 지역 활성화, 수익성과 지속가능성이 조화를 이루는 균형 잡힌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관광벤처사업 공모가 지향할 방향 아닐까요?
이번 제17회 관광벤처사업 모집 공고에서 제가 제안한 개선 사항들이 먼저 반영되어 있어 뒷북을 친듯 머쓱함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관광벤처사업이 한국 관광산업의 진정한 혁신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지역에서 묵묵히 관광의 가치를 만들어가는 여행,관광부문 창업자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주어지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관광공사나 관광벤처사업에 대한 비판 의도는 1도 없습니다. 이미지는 AI가 만들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