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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여전히 MICE 공간으로 코엑스를 최우선 선택하는가?

hivincent 2026.07.16 11:16 공유 0 댓글

울산문화관광재단 윤원도 관광MICE본부장님의 포스팅 덕분에 좋은 화두를 얻었습니다. 전시컨벤션센터의 지속가능성을 관광객의 관점에서 정리해 봤습니다.

왜 여전히 MICE 공간으로 코엑스를 최우선 선택하는가 – MICE 경쟁력은 컨벤션센터 안이 아니라 문밖의 로컬경험과 로컬콘텐츠에서 결정됩니다

전국 곳곳에 크고 새로운 전시컨벤션센터가 들어서고 있습니다. 시설만 보면 코엑스보다 넓고 새롭고 쾌적한 곳도 많습니다. 실제로 코엑스는 실내전시면적 기준으로는 전국 3위에 불과하지만, 매출은 압도적 1위입니다. 왜 행사 주최자들은 여전히 코엑스를 우선 검토할까요. 이 질문은 막대한 예산으로 건립한 지역 센터가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지, 준공 이후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앞으로의 경쟁은 컨벤션센터 안이 아니라 문밖에서 벌어집니다.

주최자는 컨벤션센터가 아니라 실패 가능성이 낮은 도시를 선택합니다. 참가자가 쉽게 찾아올 수 있는지, 숙박과 식사가 편리한지, 행사가 끝난 뒤 무엇을 할 수 있는지까지 함께 검토합니다. 코엑스에서는 세션이 끝난 뒤 걸어서 쇼핑몰과 별마당도서관, 아쿠아리움, 식당가로 이동할 수 있고, 인근 호텔과 봉은사, 강남 상권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숙박·쇼핑·식음료·관광 분야 16개 기관이 참여하는 ‘MICE 클러스터’도 운영합니다. 주최자가 코엑스를 선택하는 이유는 시설이 가장 새로워서가 아니라, 행사를 안정적으로 치를 생태계가 이미 갖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지역 센터의 진짜 위기는 준공 이후 시작됩니다. 개관은 한 번의 성과지만 운영은 매년 반복되는 과제입니다. 대관료를 낮추고 공공기관 행사에 의존해 가동률을 높여도, 참가자가 행사 직후 다른 도시로 떠난다면 지역에 남는 효과는 제한적입니다. 그 시설은 지역 발전의 플랫폼이 아니라 대형 임대시설에 머물게 됩니다.

세션이 끝나는 순간 MICE 참가자는 관광객이 됩니다. 한국관광공사의 MICE 참가자 조사에서도 지출내역을 등록비와 숙박비뿐 아니라 식음료비, 쇼핑비, 관광·문화 활동비까지 구분해 파악합니다. 그렇다면 성과지표도 달라져야 합니다. 센터의 매출·가동률과 함께 참가자의 체류시간을, 총참가자 수보다 1인당 지역 소비액을, 행사 건수보다 재유치율을 살펴야 합니다.

특히 도시 외곽의 ‘들판 속 컨벤션센터’는 지속하기 어렵습니다. 셔틀버스로 도착해 센터 안에서 식사하고 다시 셔틀버스로 떠나는 일정에서는 참가자가 도시를 경험할 접점이 없습니다. 경쟁력은 유명 관광지의 수가 아니라 문밖 반경 1킬로미터 안에 걸어서 즐길 수 있는 로컬 식당과 상점, 야간 콘텐츠가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지역이 코엑스를 흉내 낼 필요는 없습니다. 해답은 코엑스의 복제가 아니라 코엑스에 없는 개최 이유를 만드는 것입니다. 지역 주력산업을 전시회와 연결하고, 산업 자체를 경험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기업 방문을 기술자와의 대화와 생산공정 체험으로, 지역 음식을 로컬 셰프와 시장, 생산자를 잇는 프로그램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독일 볼프스부르크의 아우토슈타트가 좋은 참고가 됩니다. 인구 12만의 볼프스부르크는 폭스바겐 공장 외에는 내세울 관광자원이 없던 전형적인 공업도시였습니다. 폭스바겐은 2000년 공장 옆 28만㎡ 부지에 자동차 박물관과 브랜드별 전시관, 오프로드 주행 체험, 어린이 교통교육 프로그램, 호텔과 레스토랑을 결합한 체험단지 아우토슈타트를 열었습니다. 특히 신차 구매 고객이 유리로 된 자동차 타워에서 자기 차를 직접 인도받는 프로그램은 그 자체가 관광상품이 되어, 가족들이 차를 받으러 온 김에 하루를 머물게 만듭니다. 연간 방문객은 200만 명이 넘고, 회의·행사 공간으로도 활용되며 도시 전체가 자동차라는 정체성으로 기억됩니다. 핵심은 자동차를 전시했다는 것이 아니라, 공업도시의 정체성을 감추지 않고 보고 배우고 체험하고 소비하는 콘텐츠로 재구성해 도시 자체를 목적지로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우리 지역 센터도 같은 질문을 해야 합니다. “우리 센터는 얼마나 큰가”가 아니라 “우리 도시의 무엇을 경험하게 할 것인가”를 물어야 합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건물 운영에서 목적지 경영으로의 전환입니다. 지역 주력산업과 연결된 대표 행사를 직접 육성하고, 운영구역을 문밖 반경 1킬로미터까지 확대하며, 대관 중심 조직을 콘텐츠 기획 조직으로 바꾸고, 예산을 시설 증축보다 컨벤션센터 밖 체험 프로그램과 지역 콘텐츠 개발에 배분하고, 평가기준을 체류시간과 지역 소비, 재유치율로 확장해야 합니다.

시설은 행사를 개최하게 하지만 경험은 개최지를 선택하게 합니다. 회의 내용은 시간이 지나면 희미해져도 좋은 도시 경험은 오래 남습니다. 지역 전시컨벤션센터의 미래는 컨벤션센터 안의 면적이 아니라, 문밖에서 시작되는 로컬경험과 로컬콘텐츠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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